작성일 : 2024.03.07 11:34 수정일 : 2024.03.07 11:47
작성자 :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늙어가는 사람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다 보면 이 말처럼 인생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늙음은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므로 늙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평균수명도 어느덧 80세를 훌쩍 넘어섰다. 이제 암 정복이 눈앞에 다가와 있고 불로장생의 신약을 찾듯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곧 생명의 신비를 벗길 날도 멀지 않았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인간 수명 관련 특집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발표한 연구결과로 2030년 평균수명이 120세, 2050년에는 150세가 된다고 했다. 심히 놀라운 일이 아닌가.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은 꾸준히 논의됐다. 성경에는 인간의 수명이 120세가 된다고 기록(창세기 6장 3절)되어 있다. 현대 의학자들도 비슷하게 125세까지로 예견하고 있다.
통계청에서도 2015년 65세를 넘은 사람의 평균수명이 90세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 인생 70은 옛말이 되었고 이제 인생 100세 시대가 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니 2015년 100세 이상 노인이 무려 1만4천 명에 이르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 '인생 100년 사계절 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25세까지는 '봄', 50세까지는 '여름', 75세까지는 '가을', 100세까지는 '겨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른다면 70세 노인은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만추(晩秋)쯤 되는 것이요, 80세 노인은 이제 막 초겨울에 접어든 셈이 된다. 동양의 회갑(回甲) 개념이 없는 서양에서는 대체로 노인의 기준을 75세로 보고 있다.
그들은 65세에서 75세까지를 젊은 노인(young old) 또는 활동적 은퇴기(active retirement)라고 부른다. 비록 은퇴했지만, 아직도 사회 활동하기에 충분한 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육체적 나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정신적 젊음이다. 유대계 미국 시인인 사무엘 울만(Samuel Ulman, 1840~1924)은 일찍이 '청춘(Youth)'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70세 노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꿈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라고.
2005년 96세로 타계한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2005)는 타계 직전까지 강연과 집필을 계속했다. 페루의 민족사를 읽고 있으면서 아직도 공부하시냐고 묻는 젊은이들에게 ‘인간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보다 나이는 적지만 올해 76세인 세계 최고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 1941~ )는 최근 “이제 쉴 때가 되지 않았느냐?” 아는 질문에 “쉬면 늙는다. 바쁜 일이야말로 건강한 마음이다.”라며 젊음을 과시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젊은이보다 더 젊은 꿈과 열정을 가지고 살았다. 정신과 의사들은 말한다.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이 된다.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소극적인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노령에도 뇌세포는 증식한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라. 확실히 늙음은 나이보다도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물론 생사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 살 수 있다면 감사한 인생이 되지 않겠는가.
항상 젊은 마음을 지니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 젊음과 장수의 비결이다. 소극적이고 고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무엇보다도 100세 사회의 미래는 노인 스스로 만들어 누릴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미래 자화상은 자신이 분명하게 그려야 한다.
이제 수명 연장 덕분에 노후의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준비된 노후’가 절실하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나이를 먹는 것은 늙어가는 것뿐이라는 소극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노년기에 상실하기 쉬운 노인의 가치와 역할을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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