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장기기획]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작성일 : 2024.03.16 12:27 수정일 : 2024.04.19 11:32

텔레비전 뉴스는 멋진(?) 기사를 작성하더라도 촬영기자의 영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전달력이 떨어진다. 

청각 매체인 라디오와 다른 시각 매체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34년전인 1990년 대전의 한 가정에서 두 살 배기 유아가 엄마가 잠깐 방심한 사이에 작고 동그란 ‘폐 수은전지’를 삼켜 충남대병원에 긴급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는 지금의 저출산 시대, 돈이 되지 않는다고(?) 산부인과 전공의를 기피하는 시대가 아닌 호황의 시기였고,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은 중단했던 때 였지만 요즘처럼 ‘저출산’ 뉴스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무렵!

동네에 아이들이 많으면 그에 비례해 예기치 못한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법!

출근하자마자 선배의 취재 지시가 떨어진다.

수은전지를 빨리 빼내 사망사고가 아니었기에 다행이라면서 실태를 취재하고 전문가도 만나 리포트 제작 지시를 받는다.

당시, 그 어린이는 충대병원에 입원중이어서 먼저 병원을 찾아 부모를 만나, 사고 경위부터 취재하는 것이 기본!

이후에는 수은을 먹으면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는 지 의사의 얘기를 들어보고 타 시도에는 이 같은 사고가 없었는지도 전화로 일일이 취재해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지금은 컴퓨터에 목적어를 입력하면 각종 자료가 술술 튀어(?) 나오지만, 그 당시는 컴퓨터가 없어 기사작성도 원고지에 써야하고 소위 ‘발로 뛰어 취재“하던 때 였다.

머릿속에 취재 기획안은 설정되어 첫 취재 대상으로 부모를 만나 사고 과정의 궁금증이 해소됐지만 마지막 단계인 피해 어린이 재연(?) 촬영을 해야 했다. (지금은 감히 생각도 못함)

부모까지 취재는 마쳤는데 인터뷰도 싫고 자녀 촬영도 안된다는 것!

모자이크 영상(화면을 흐리게 처리)을 제안해도 모두 거절하니 라디오 방송은 가능하지만 영상이 없으니 TV 방송이 될까? 

수은의 해로움을 전문가 인터뷰로 때우지만(?) 당시 리포트 임펙트는 유아가 수은을 입 속에 넣고 ‘오물오물’하는 영상이 있어야 압권이기 때문! 

대전시내 여러 어린이집을 찾아 ‘텔레비전에 원아들 얼굴 나오게 해 주겠다’고 하면 모두가 감사하다고 했지만 수은을 넣는 장면 재연은 당연히 헛수고! 

물론, 굳이 재연을 안 해도 되는 기자 욕심(?)이었지만 결국 입원 병동의 ‘풀 샷’ 화면과 ‘폐 수은 전지’ 만을 촬영할 수 밖에 없어 영상 내용이 풍부한 감동(?) 리포트는 불가능 한 것! 

취재차를 타고 방송국으로 들어가는 도중 머리가 반짝인다.



‘오 유레카!!’ ”내 딸을 잊었다니.........“  나이도 피해 유아와 똑같았다. 

전화를 한다 “여보 리배 집 있지? (그 때는 첫 딸만 있을 때) 
” 왜요!“라는 답변에 ”리배 텔레비전 나오게 하려고” 
그러자 아내는 “와! 우리 리배도 텔레비전 나오겠네.“ 
빨리 오라는 전화속의 반가운 목소리! 역시 가족이 최고다??

집에 도착해 설명하니 상황이 역전!

”왜 이런 위험한 걸 우리 애 시켜요? 정말 삼키면 어떡하라고? 그것도 아빠라는 사람이....“ 

그러나 상황을 설명해 목표를 이루고 촬영을 시작한다.

지금은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당시 큰 딸이지만, 당시 폐 수은을 입에 넣도록 유도하면서 카메라 영상촬영 선배에게 ”삼키기전에 빨리 찍어요!! 빨리!!“ 

대성공이었다. 



뉴스가 송출된 후 부장님은 ”박 기자는 요령도 참 좋아! 어떻게 섭외해서 찍었어?:“ 

”여기저기 막 다녔죠!“ 

자식까지 악용(?)해 취재한 사실을 모르시고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신 “기자는 취재 대상, 취재 영역이 없다고 기자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셨던 부장님 !

”그리고 큰 딸 리배야! 너 어릴 때 아빠가 텔레비전에 나오게 해 줬지? 모델해 줘 고마워!
 그러나 내 손주들은 ‘기자 할버지’ 라고 해도 절대 거부다! 위험하니까!.... ㅎㅎㅎ”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작가 박붕준은 경희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강릉 MBC, 대전 MBC TV&라디오 뉴스 앵커, 보도국장 역임 후 정년퇴임 했습니다.

퇴임 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양교직과에서 11년간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2023년 2월말 퇴임 하였습니다.

현재, 뉴스대전톡 회장으로 대전교통방송 '박붕준 교수의 대전토크'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