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6.07 10:14 수정일 : 2024.06.10 07:36
예나 지금이나 방송 뉴스 리포트 제작물에 기사 관련 인터뷰가 삽입되는 것은 필수!
기사 내용에 “그럼 000의 얘기를 잠시 들어보시죠!” 그리고는 취재 중 녹음해 온 관련 당사자의 녹음을 송출하는 것.
1970년대 국내 돼지 파동이 사회문제로 비화되면서 라디오 뉴스 리포트를 제작할 때로, 양돈 농가를 찾아 취재하고 사육업자 인터뷰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당시 양돈 농가가 많았던 충남 홍성을 가야하지만 꾀(?)를 내 대전에서 가까운 공주 양돈 농가를 찾아 취재하고 남는 시간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방송국으로 돌아와 방송 송출을 위해 녹음을 해 온 소형녹음기(당시는 일제 카세트)를 들고 편집실로 향한다.
방송 시, 양돈 농민의 녹음이 15초 이내로 편집 분량이 필요, 그 날 전국방송 뉴스에 1분 30초간 참여하기 때문이다.
preview(미리 봄)을 해 보니 이게 웬일인가? 녹음을 해온 양돈 농민아저씨 인터뷰 볼륨이 중간중간 ‘커졌다 작았다’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전국방송에 그대로 송출했다가는 망신살이고 방송국에서는 징계가 뻔하다. (당시에는 졸짜기자로 급여도 적어 감봉 징계는 경제적 큰 타격)
다시 공주로 가 녹음하기에는 생방송 참여 시간에 빠듯한데다, 그렇다고 인터뷰를 빼고 방송하면 “박 기자! 공주 취재가서 공칼(공주칼국수 준말)먹고 놀다가 왔어?” 라는 선배의 신경질적인 멘트가 튀어 나올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이럴 때 순간적인 아이디어(?) 외에는 방법이 없기때문에 일단, “살아야겠다!”는 마음 뿐으로 재빨리 방송국 1층 경비 아저씨에게 달려간다.
아저씨를 만나기 전, 양돈 농민의 ‘지지직’하는 인터뷰 내용을 귀담아 들어 적은 후 “아저씨! 요거 보시면서 자연스럽게 저와 대화하는 것처럼 말해주세요!”라고 하소연 한다.
나의 목표는 분명한데 “나 이런거 한 번도 안 해봤어!” 라는 아저씨의 말이 공허로 들릴 수밖에 없다.

유명을 달리 하신 고 신성일 배우처럼 연기가 능통하다면 손쉬울 텐데, 결국은 “오늘 저녁 한 잔?”의 유혹으로 설득 끝에 경비 아저씨는 피나는(?)연습 끝에 나름대로 가짜 농민으로 변신에 성공한다.(텔레비전은 불가능)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비록 라디오지만 양돈 농가의 돼지 Effect(배음.효과음) ‘꿀꿀꿀’이라는 소리가 인터뷰 때 배음으로 깔려야 완전 범죄(?)이기 때문!
방송국 자료실은 역대 대통령 목소리부터 동물, 시냇물 물소리, 파도소리 등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종류의 음향이 보관되어 있다.
돼지 님(?)도 당연히 비치되어 가짜 인터뷰에 ‘꿀꿀’ 배음까지 깔리니 경비 아저씨는 영락없는 공주 양돈 농민이다.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 라디오니까 가능했던 것으로, 스튜디오 주조종실에서 전국 방송 참여를 끝내고 보도국으로 가니 “박 기자 욕 봤어!”라는 부장님 격려에 양심이 찔린다.
그러나 ‘거짓말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진리가 틀리지 않은 듯, 수 개월여 세월이 지나면서 경비 아저씨가 방송국 복도에서 만난 부장님께 “생전 처음 방송에 내 목소리가 나왔었다!”고 우연히 자랑하는 바람에 들통이 난 것.
생방송 후 시간이 한참 지나 구두 경고만 받은 것이 다행(?)이었지만, 라디오 방송을 들은 양돈 농민은 “어? 내 목소리가 아닌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호랑이 담배피던(?)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폰도 없어 공중전화로 달려가던 때로 일부러 항의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역부족인 것이 큰 다행이지 않았을까?
지금 그랬다면? 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내 목소리 녹음하고 방송들으라고 해 놓고 왜 안 나와?” 항의 속에서 방송국 인터넷은 사기성 방송 글로 도배가 되고, 방송국에서는 “박 기자 짐싸!” 그것도 “지금 빨리 당장! .............”
그런데 불과 몇 년전 라디오도 아닌 국내 굴지의 모 텔레비전 방송사 뉴스에서 작년에 방송했던 시민 휴일 나들이 가족 인터뷰를 편집해 다시 송출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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