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8.22 08:56 수정일 : 2024.08.22 09:10
절기상 말복(末伏)도 지나고 오늘(22일)은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속에 모기 목이 비뚤어진다는 ‘처서(處暑)’이지만 모기는 여전히 건재(?)하고 폭염경보 지속 신기록을 세우면서 ‘24절기’ 지정 날짜도 새로 짜야 할 판이다.

40여년 전 여름! TV뉴스 앵커 시절!
아침 7시20분부터 시작되는 생방송 진행을 위해서는 최소 한 시간 전에 방송국에 도착해야한다.
밤새 야근 기자가 취재 작성한 기사 예독과, 방송 큐시트(순서) 확인이 필수이기 때문으로, 그 얼굴이 그 얼굴인데도 시청자에 예쁘게(?) 보이기 위해 분장(?)도 해야 한다.
당시에는 뉴스앵커가 뉴스를 진행하는 ‘뉴스룸’이 각종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1층 ‘공개홀’ 구석에 있었다.
공개홀에서는 토론을 비롯한 공개방송 등 일반 교양 오락 프로그램의 생방송이나 녹화 때에주로 사용하는데 당연히 에어컨을 빵빵(?) 가동한다.

방송이 끝나면 전기료를 아끼려고(?) 공개홀 에어컨 가동은 당연히 중지되고 다음 프로그램까지 녹화 프로그램이 없으면 며칠씩 공개홀이 적막하다.
그 다음 날 아침 공개홀은 열기로 당연히 푹푹 찔 수 밖에.......
더우기 공개홀 모퉁이 단, 몇 평의 쬐끄만(?) 뉴스룸은 푹푹 찌는데다 뉴스 생방송 전부터 6개의 커다란 조명등이 켜지면서 열기가 더 한다.
“뉴스룸의 에어컨을 가동하면 해결된다고?”
그러나 당시 설계는 공개홀에만 냉방시설을 함으로서 공개홀 문을 열어놓지 않고는 뉴스룸에서는 냉풍을 만날 수 없는 구조로, 뉴스룸을 시원하게 하자고 밤 새도록 대형 공개홀에 에어컨을 켜 놓을 수도 없고....
더구나 전 날에 ‘酒님’을 만나 2차까지 가면, 다음 날 아침 생방송 30분 전부터 뜨거운 조명이 앵커의 머리 위로 난사, 말로 표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강력한 항의(?)에 (사실은 읍소에 가까움) 방송국에서는 차선책으로 준비해 준 것이 빙수용 사각형 대형 얼음 덩어리로 뉴스 앵커 발 밑에 놓으란다.
이것으로는 더위 해결에 어림도 없지만, 일단 양말부터 벗고 맨발을 얼음위에 얹었다 뺏다를 반복한다.

‘뉴스룸’안에는 카메라 감독과 앵커 단 두 명으로, 중계방송이나 쇼 무대처럼 카메라가 이쪽 저쪽으로 ‘줌인’ 이나 카메라를 여기저기 돌리는 ‘휀’ 하는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양말을 벗었더니 좀 시원해졌고 이왕이면 바지까지 벗고 팬티만 입으면 더 시원해지지 않을까?“
뉴스 시작 전, 의자에 앉아 슬쩍 바지를 벗어도 뉴스룸 안 카메라맨을 제외하고는 윗 층의 주조종실 5명의 스태프들은 모를 수 밖에....
텔레비전 화면이나 송출을 컨트럴하는 주조종실에서는 뉴스룸의 앉은 앵커 상체만 보이니 팬티만 입고 있어도 시청자들은 더욱 상상을 못할 터!
그런데 뉴스 원고 내레이션하는 생방송중에 발 밑에 놓였던 얼음이 녹으면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타탁!’, 뉴스 원고를 놓는 탁자 밑에 있던 얼음 위로 발을 올려 놓다가 그만 얼음이 담겨있는 대형 그릇에 담겨있던 얼음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소리가 났던 것.
그 날 시청자들은 텔레비전에서 나온 ‘타닥’ 소리였는데, 이를 전혀 생각지 못하고 “우리집에서 뭐가 떨어졌나?” 면서 집안을 여기 저기 두리번 거렸을 지도 모르겠다.
시청자 - “어휴 저 사람(앵커)은 날 더운데도 새벽부터 나와 뉴스 전해주려고 수고하네!”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이젠 말할 수 있다.
“그 때 ‘타탁!” 하는 소리는 제가 냈던 범인이고요! “안 보인다고 예의 없이 양말과 바지 벗고 팬티만 입은 채 방송해서 많이 죄송합니다!” 꾸벅!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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