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9.25 16:34 수정일 : 2024.09.25 17:01
절기상 백로가 지나면 가을바람을 기대했지만 찜통더위는 추석 명절 내내 폭염이 계속됐는데 무려 61년만의 기나긴 이상 고온이었다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었다.
“폭염특보 너 추석도 지났는데 언제까지 발령되나 두고보자!(?)” 했더니 이젠 더위 날씨도 스스로 지쳤는 지 낮 최고 기온 앞의 숫자도 ‘3’ 에서 ‘2’로 바뀌었다.
지겨운 더위는 누구나 힘들지만 취재하는 방송인들은 더 고역으로 에어컨이 있는 곳의 취재는 고맙지만(?) 야외에서 취재하는데 덥다고 러닝셔츠만 입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가마솥 더위에 해결책은 빨리 취재를 끝내는 것인데 이 것도 취재내용과 현장 여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순리대로 해야 한다.
오는 10월 1일은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올해는 임시공휴일로 장병들에 대한 고마움을 잠시라도 생각해 보는 여유도 가진다.
거의 50년 전, 국군의 날을 앞두고 ‘국가 수호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논산훈련소 신병들’ 이라는 주제의 ‘기획 취재’를 위해 논산훈련소에 도착한다.
신병들의 훈련 모습과 맛있게(?) 먹는 식사 장면, 기타를 치면서 웃고 노래부르는 현장을 보여줘 부모들에게는 자식이 잘 지내고 있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군대가 억압(?)보다는 자유스럽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목표(?)였다.
따라서, ‘훈련 장면’을 비롯한 ‘자유시간’과 ‘식사 모습’ 그리고 ‘취침과 기상 모습‘을 인터뷰하고 촬영하는 것!
오전에 도착해 계획대로 신병들의 훈련 모습과 식사, 그리고 훈련 후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등 5시간 정도 취재 촬영을 거의 끝내니 시간이 오후 5시 쯤!
이제 남은 것은 ‘취침 장면’과 다음날 새벽 나팔소리를 듣고 일사불란하게 일어나는 ‘기상 상황’으로 두 장면을 합쳐도 10초 정도만 촬영하면 끝이다.
그런데 취침 시간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고, 기상 모습 촬영을 위해서는 다음 날 새벽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방송국에서 떠날 때는 1박2일 출장이었지만, 날씨는 찜통더위에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내무반에 에어컨없이 선풍기만 단 몇 대 돌아갔고, 논산 시골 여인숙에도 지금은 흔한 에어컨도 없을 때였다.
”아유 더워 죽겠네!“라고 혼자 뇌까리는 말에 선배 촬영기자는 내 말을 기다렸다는 듯 마음이 통했는 지 서로 눈이 마주친다.
선배가 논산훈련소 조교에게 말한다. (책임자에게 얘기하면 거부할 까봐!)
“어? 큰 일났네요! 방송국에서 카메라가 부족하다고 연락와 내일 새벽에 빨리 방송국 가기위해서는 오늘밤 취침과 기상 장면을 지금 리허설 해야 NG가 안 나니 지금 당장합시다” 라고 ‘뻥’을 친다.
훈련소 조교는 리허설 한다는 말에 신병들에게 즉각 취침 모습을 지시, 일사천리로 촬영이 진행된다.

해는 여전히 떠 있어 내무반 창문을 군대용 담요로 빛을 가리게 하니 누가 봐도 깊은 밤 어두운 암흑으로 멋지게(?) 변한 것.
조교의 지시에 따라 배우처럼 편안히(?) 취침하는 모습을 연출할 때, 기자는 중간 오프닝 맨트로 “지금 시간이 밤 11시 훈련병들이 곤히 수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취침 모습 촬영이 끝난 후 이제는 새벽 기상 장면을 리허설 할 때!
창문의 빛을 가렸던 담요를 모두 걷어내고 잠자던 시늉을 하던 훈련병 배우(?)들은 기상 나팔소리에 벌떡 일어나 침낭을 재빨리 정리한다.
물론, 행동이 유달리 느렸던 한 훈련병 때문에 수 차례 NG가 났지만.......
리허설이라고 속인 카메라 기자 선배 왈(曰) “지금 리허설이 너무 잘 촬영되서 오늘밤과 내일 새벽 다시 촬영 안 해도 되겠어요! 훈련병들 수고했어요! 낼 새벽 스트레스 받지말고 푹 자세요!“ 선배는 선심 쓰듯이 얘기한다.
지난 20여 년 전에도 서울 모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이 외부와 격리된 곳에서 약 30명이 2박3일 동안 잠을 안 자는 극기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화면에는 ‘합숙 40시간 째’ ‘셋째 날 AM3:00’ 등 자막으로 표기했다. ‘잠과의 전쟁’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주제였지만 실제로는 1박2일만 촬영, 시청자는 눈 뜨고 속을 수 밖에.......
그 당시 논산훈련소 배우 역할을 했던 훈련병 그 분들의 지금 나이는 7순 정도?
요즘 드라마도 물 뿌리면서 비 오는 날 장면을 촬영하지만 반세기 전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는 이 것이 통했으니.....
지금 그랬다면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사병들이 어떻게 반응했을끼?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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