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진 교육학박사의 ‘교육의 感’

오석진 교육학박사의 ‘교육의 感’

(기획) ‘가정의 달’ 스승의 날, 그늘 속 이야기

작성일 : 2025.05.12 09:30

오석진 행복교육이음공동체 대표
-전 대전시교육청 교육국장, 괴정고 교장

5월은 참 다정한 달입니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이어 15일은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까지, 가족과 이웃, 그리고 우리를 키워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지요. 그래서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불립니다.

그중에서도 스승의 날은 조금 특별합니다.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기려, 선생님들을 민족의 스승처럼 존경하자는 의미에서 정해졌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이날을 반갑게 기다리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아예 스승의 날을 ‘재량 휴업일’로 정해, 학생과 선생님의 만남 자체를 피하기도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전엔 꽃 한 송이나 작은 선물로 마음을 표현하던 날이, 어느 순간 '촌지 논란'으로 얼룩졌고, 주고받는 이들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날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선물은 물론이고 손으로 접은 카네이션조차 "받아도 되나?"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스승의 날 첫 수업 전, 교탁 앞에서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던 아이들의 작은 손길도 이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되었지요.
게다가 요즘 교권은 참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수업 중 선생님 얼굴을 때리는 일이 벌어졌고,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도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선생님들은 더 ‘존경’의 대상이 아닌, ‘조심해야 할 관계’로 느껴지곤 합니다.
‘스승의 날’ 하루를 챙기는 것보다, 평소에 선생님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더 절실합니다.

“학교를 떠나는 게 현명하다”라는 씁쓸한 농담이 교사들 사이에서 오가는 요즘, 교권 회복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습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지식과 문화를 세대 간에 이어간다는 것입니다.

그 연결고리에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입니다.

우리가 선생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한 사람의 인품보다도, 우리 사회와 문명을 이어가는 ‘교육’이라는 고귀한 일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존중받을 때, 아이들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건강한 사회가 자라납니다.

올해로 44번째를 맞는 스승의 날.
이날만큼은 선생님들이 자괴감 대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따뜻한 마음을 모아보면 어떨까요.

‘가정의 달’ 5월,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가 선생님들에게 전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