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6.12 10:47 수정일 : 2025.07.07 10:14
다이빙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살갗이 스치고
조금씩 식어가는 귀퉁이가 만져지고
아무 대답 없이 늘 잔잔한 얼굴로
나를 걸어두는 당신
허공에서 펄럭이는 기분을 드문드문 새들이 읽어준다
높으면 높을수록 당신에게 깊게 파고들어 갈 수 있겠지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높이에서
차가운 마음에 발목을 걸고
세상을 뒤집는다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이 대단하다며
당신을 향한 내 떨림을 올려본다
원한다면 더 올라갈 수 있어
언제라도 짜릿하게 뛰어내릴 수 있으니까
젖은 머리카락은 말려주지 않아도 돼
해설 -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높이 오를수록 더 깊게 빠져드는 이 아이러니 속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를 걸어둔다. 치명적인 그를 향해 감정을 던진 결과가 눈
물뿐이라 해도 상관없다. 내가 빠져 생긴 파문인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는가.
성은주 시인
2010년 《조선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창』, 그림책 『한 걸음씩 꽃피는』 등
현재 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강의전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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