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보는 세상

시로 보는 세상

역방향

작성일 : 2025.06.30 09:17 수정일 : 2025.07.17 09:49

     역방향 


마주 보고 가지만
그대 눈동자에 실려 간다
나의 시야가 닿는 곳은
그대 머물다 간
풀과 꽃과 나무다

그대의 시선
저편 능선을 넘어가
다음 계절에 가 닿아도
나는 아직 땅에 눕기 전
꽃잎의 떨림에 멈추어 있다

그대가 비운 그리움이여
내가 머무는 이 가파른 시간은
어느 누구의 기다림인가
스쳐간 시간의 어느 끝자락인가
그대와 마주 보고 가지만
나는 그대 눈동자에 담겨 있다


<작품 해설>
그대는 지금 어디를 바라보고 계신지요.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계신가요. 이 세상에 당신은 없고, 모든 것은 당신 스쳐간 흔적들뿐. 그렇게 당신의 눈길 스쳐 지나간 것뿐. 당신의 눈길이 머물다 간 그 흔적 속에 나는 오래 머물고 있어요. 나는 언제나 그대 눈동자에 담겨 있어요.           

<김완하>
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 등단.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집 우물 』 『마정리 집』 등.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대전시문화상, 충남시협본상, 제1회 대전예술인상대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