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7.21 09:53 수정일 : 2025.08.27 09:52
비, 신록 위에 내리는 詩
산과 들에는 봄의 행간이 있다
묵은 계절의 갈피가 넘겨지고
새롭게 펼쳐지는 여백,
빗줄기의 운필이 능숙하게 이어진다
잎맥마다 번지는 연초록
그건 단순한 색이 아니라
뿌리에서 길어 올린 문장이다
비는 물이 아니다
구름의 사유가 번져 내는
한 줄 또 한 줄의 사색이다
돌 틈의 이름 없는 풀꽃들,
그 무명들이 또렷한 비유를 입고
존재의 어휘가 된다
나는 그 풍경 앞에
정독의 자세로 서 있다
지나온 시간들이 씻기며
내 안에서 신록의 은유로 번져간다
파문 속 번지는 잔상들,
비는 내리고 운율은 되살아난다
이렇듯 모든 서사의 끝엔
비로 쓰이는 언어가 있다
그것이 바로 시였음을 지금, 알겠다
<작품 해설>
“비는 물이 아니다 구름의 사유가 번져내는 한줄 또 한줄의 사색이다” 비가 오는 거리로 나가 한적한 들길로 드라이브를 한다거나 우산을 쓰고 걷기를 좋아 한다. 비가 사색을 좋아하는 걸까 이슬처럼 내리는 봄비에 젖으면 바로 시가 뛰어나온다. 물론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면 두렵고 떨리지만 비를 따라다니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비는 내리고 운율은 살아난다. 내 존재의 어휘를 비 속에서 찾는건 아닌지.....
<노금선>
- 문학박사, 시인, 시낭송가
- 국제 시사랑협회 이사장
- 시집 『꽃멀미』 외 6권
- 대전 문학상, 천등문학상, 2011년 올해의 예술가상, 대한민국 시 낭송 대상 외 다수 수상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