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8.04 10:33 수정일 : 2025.08.21 12:12
물소리
간밤 물길이 내고 지운 소리들
모두 다 산속으로 가 있다
물소리는
물푸레나무 잎마다 둥지를 틀고
산뽕나무 줄기에
거미줄 치고 이슬을 걸었다
숲길 걷다 보면
물은 왜 흐르며 소리를 내는지
물은 왜 소리를 따라가는지
물소리 속으로 걸어가면
소리만 가고 길은 남아
나무와 풀의 잎맥이 되어 눕는다
내 발자국 위에 다시 길을 내며
어둠 속 물소리 따라 들어가면
물은 소리로 집을 짓고 마을을 감돈다
<작품 해설>
여름 물소리 밤을 새워도 지치지 않는 목청으로 노래한다. 어둠에 그 물소리 물들지 않고 청정함 그대로. 한낮 물소리도 그늘 속으로 흘렀다. 물소리 밟고 가면 나를 따라오던 길. 그 길의 끝에는 마을이 하나 있었다. 그 마을에 물소리로 지어진 집에서 머물며 한여름을 건너간다.
<김완하>
- 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 등단
-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집 우물』, 『마정리 집』 등
-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대전시문화상, 충남시협본상, 제1회 대전예술인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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