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8.07 10:06 수정일 : 2025.08.27 10:09
시골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휴가철
아들 가족은 바다로, 딸네 가족은 산으로
훌훌 떠나고
잘 다녀오거라, 말이 뒤늦게
혼자 있는 방에서 울렸다
가슴 한편이 휑한 것 같아
친구한테 전화 걸어 안부를 묻다가
“우리도 어디 갈까, 그냥”
기다려온 듯 어서 오라는 듯
시골집 마당에 내려앉은 오후 햇살
개울에 던져둔 통발 속
작은 피라미 몇 마리
꿈틀대는 메기 한 손
파, 마늘, 양념에 고추장 풀어
자글자글 끓여 놓으니
그건 매운탕이 아니라 그리움이었다
알근하고 칼칼한 내음
어릴 적 어머니 손맛 그대로여서
말없이 마주 앉은 친구의 눈빛도
개운하게 반짝였다
솔숲을 지나온 산바람에서
더위는 식어가고
이름과 이름이 더 선명해진 우리
그날 밤은 오래도록 아름다웠다
그리고 알았다 함께 웃을 사람이 있다면
삶의 한 조각 외로움도
감사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작품 해설>
휴가철이 되니 어디론가 한 번쯤 떠나야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아이들은 자기들 가족끼리 떠나고 빈 둥지 같은 집에 앉아 있자니 쓸쓸한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친구를 불러 시골 집으로 피서를 떠났다.
깊은 산골이라 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통발로 잡은 물고기를 맛있게 요리해서 먹으며 우린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 왔다.
돈 안 쓰고 놀다 온 근사한 피서였다고 친구는 추억처럼 웃으며 전화를 해 왔다.
<노금선>
- 문학박사, 시인, 시낭송가
- 국제 시사랑협회 이사장
- 시집 『꽃멀미』 외 6권
- 대전 문학상, 천등문학상, 2011년 올해의 예술가상, 대한민국 시 낭송 대상 외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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