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보는 세상

시로 보는 세상

Kiss

작성일 : 2025.08.18 10:42

     Kiss

 

너라는 길이 나로 이어지는 골목

대문 열리는 소리 들릴 때마다
무릎을 세워
겹쳐지는 그림자를 따라간다

초록 입술로 웃으면 
흔들리는 가지 끝에
새가 잠시 머물다 갔다

공중에서 깃털 하나가 느리게 떨어진다

 


<작품 해설>
좁은 골목마다 네가 숨 쉰다. 바람도, 빛도 너를 향한다. 초록 입술이 열리면 심장은 문턱을 넘어 달려가고 무릎은 기도처럼 세워진다. 가만히 눈 감으면 발밑 그림자가 길게 뻗어 너에게 닿는다. 잠시 가지 끝에 머문 새처럼 사랑은 오래 머물지 못한 채 날아간다. 그러나 공중에서 느리게 떨어지는 깃털처럼 속절없는 여운을 남긴다. 


<성은주>
-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 시집 『창』, 그림책 『수박씨 발자국』이 있음  
- 현재 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강의전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