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8.21 10:24 수정일 : 2025.08.21 11:57
내 몸에 그늘이 들다
햇살 속 걷다가
큰 나무 그늘에 들었다
나무는 나를 품고 생기가 돈다
그대가 드리운 사랑의 심연
출렁이는 파도 속에
하늘 걸려 있다
숲은 적요하다
그늘 속 가지를 뻗고
이파리 묻으며 자란다
작은 풀잎까지
가까이 불러 그늘을 키운다
그늘이 내 몸속에 들어온다
내가 그늘 속에 뒤섞인다
나무는 햇살과 그늘을 두고
허공을 끌어안는다
비로소 서늘한 길이 열린다
<작품 해설>
지금은 무엇보다 그늘이 필요한 시간이다. 어쩌면 작은 풀잎조차도 땡볕 아래 그늘을 풀어 스스로를 감싸려는지 모른다. 이런 날은 그늘이 큰 나무가 그립다. 그 그늘 속으로 들어가 그늘에 뒤섞이고 싶다. 온몸에 서늘함으로 전해져오는 나무의 깊은 마음과 그의 향기가 그립다.
<김완하>
- 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눈발』 외 4편으로 등단
-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집 우물』, 『마정리 집』 등
- 소월시문학상우수상, 시와시학상, 대전시문화상, 충남시협상, 제1회 대전예술인대상 등 수상
- 시 전문 계간지 『시와정신』 발행인 겸 편집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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