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08.27 09:47 수정일 : 2025.08.27 10:06
휘파람을 불자
길을 걷다 문득
삶이 내 어깨에 기대어
조용히 울고 있는 날이 있다
그럴 땐 휘파람을 불자
말보다 앞서가는 소리
눈물보다 먼저 피어나는 숨결
휘파람은
침묵의 끝에서 터지는 작은 기도다
아무도 듣지 못한 마음의 골목
세상 끝 벼랑에 핀 들꽃에게
그 작은 소리가 봄이 되어 다가간다
희망은 커다란 약속이 아니라
한번 불어 보는 가벼운 휘파람에서 시작된다
고요한 상처를 지나
내가 나에게 건네는 인사
그러니 휘파람을 불자
숨을 불어 넣듯
슬픔 속으로 빛 한 줄기 흘러가게
<작품 해설>
기분이 우울할 때나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심심할 때 나는 휘파람을 분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하고 가벼워진다.
중학교 시절 우리집 작은 골목 옆집은 커피숍이었다.
그곳에서 커피를 내리는 젊은 총각이 이따금 창문을 열고 휘파람을 불었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았는지 어느 때부터인가 나도 휘파람을 불면서 슬픔과 무료함을 달래곤 했다.
휘파람은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마음의 인사가 아닐까?
<노금선>
- 문학박사, 시인, 시낭송가
- 국제 시사랑협회 이사장
- 시집 『꽃멀미』 외 6권
- 대전 문학상, 천등문학상, 2011년 올해의 예술가상, 대한민국 시 낭송 대상 외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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