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10.27 12:49
프로 방송인은 당연하지만, 방송국에서는 TV 생방송이나 녹화 전, 일반 출연자에게 “말씀할 때 앞의 카메라 정면을 봐 달라!”고 당부한다.

자신이 말할 원고를 가져와 계속 보고 말하면 시청자들이 짜증을 내, 채널을 돌려 방송국의 생명(?)인 시청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아마추어 출연자가 커다란 카메라 위의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40여 년 전 프롬프터(Prompter/자신이 말하는 원고 내용이 써 있는 글자가 카메라 아래 자막기에 비추어 지는 장치)가 방송국에 없을 때 일화다.
농작물 피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농민인 한 출연자는 방송이 ‘온 에어’ 되자 달달(?) 외운 것을 갑자기 잊었는지 카메라 앵글은 무시한 채 고개를 계속 숙인 채 원고만 읽어 댄다.
계속 고개를 숙이고 말하니 시청자는 오죽 답답할까! 예를 들어, 노래 가사를 잊은 가수가 악보만 내려보면서 노래를 부른다면 시청자는 얼굴은 보지 못하고 머리만 보는 것과 다름없다.
사회자도 답답한 나머지, 고개를 들어 앞을 보도록 출연자 말을 중간에 끊고 ‘큐시트’(방송 진행표)에 없던 질문을 한다.
사회자: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요즘 수확철에 농촌 전봇대 전깃줄에 참새도 엄청 많다는데 참새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없나요?”
출연자: (갑작스러운 질문해 당황한 듯) “아! 네, 에∼에 그렇습니다. 요즘 농촌 <참새줄>에 무척 많습니다.”라면서 <전봇대>를 <참새줄>로 바꿔 말한 것!
이런 출연자도 있었다.

자신이 대학 재학 중에 공부 잘한 것을 자랑하려는 듯 “등록금을 면제받고 다녔다.”고 말해야 할 것을, 카메라 앞에서 당황한 나머지, “장학금을 면제받고 다녔다.”고 말한 것.
결국, 대학 4년간 등록금은 꼬박꼬박 낼 것은 다 내고 다닌 평범한 학생인데도 아나운서도 낮술에 취했는지(?) “아! 우등생이었군요!”라면서 맞장구를 친다.
제주도 갈대밭에서도 ‘머리 따로! 입 따로!’의 황당한 방송도 빼놓을 수 없다.
앵커: “중계차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듣겠습니다. 000기자! 화면 보니 기자 뒤로 바람이 불어 갈대가 많이 흔들리고 있네요!”
아나운서: (말이 헛나온다.) “네, 쑥대밭에 나와 있습니다.” 갈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70년대 초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정전이 잦았는데 방송 송출이 잠시 껌뻑하면서(방송국은 자가발전기가 있어 정전되면 잠시 후 발전기 자동 가동) 정전되었다가 ‘온 에어’가 되면 아나운서는 대본에 없는 <시청자 사과 멘트> 등 ‘애드리브(ad lib)’가 필수다.
그런데 마침 이 날 방송 담당은 초보 아나운서로 “갑작스런 정전으로 방송이 고르지 못했습니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해야 할 것을 “시청자 여러분 (중략) 사과해 주십시오!” 라고... 오히려 청취자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이 밖에도, 70년대 아프리카 ‘가봉’공화국의 ‘봉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중계 아나운서는 봉고의 ‘가봉’ 대통령이라고 국가명과 대통령 이름을 바꾸어 말한다.
‘머리 따로’, ‘입 따로’ 황당한 멘트가 요즘 있다면 시청자들은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갈까? 아니면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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