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경제 불황’ 주제 방송 현장에 ‘파리’가 엑스트라?

작성일 : 2025.11.14 15:05 수정일 : 2025.11.14 15:51

방송은 뉴스와 특보, 스포츠 실황 중계 등 일부를 제외한, 드라마 등 대부분 프로그램은 사전에 ‘녹음이나 녹화’해 송출한다. 

특히, 가수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녹화가 있는 날은 인기가 높아, 일반인들은 사전 신청해 방청한 후 방송국 공개홀 카메라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따라서, 방청객의 출입 편의를 위해 녹화 전, 공개홀 문을 활짝 열어 놓을 때가 많은데 방송국 인근에 산이 있어서 그런지 이날따라 ‘날파리’까지 방청하러(?) 온다.

밝은 조명으로 세팅된 공개홀 무대에 출연자들이 착석하면 PD의 ‘스탠바이 사인’이 떨어져 녹화를 시작하지만 불청객(?)인 날파리가 무대 앞을 날아다닌다.

라디오 방송 중이면 팔로 “휘휘” 저어서 쫓아내면 되지만, TV는 시청자들이 보니 방송 중에 파리를 무찌르기(?) 위해 손을 마구 휘두를 수 없다.

공개홀 천장에 달린 수백 개 조명이 켜지면서 따뜻해서인지 파리가 계속 무대 주위를 맴돌다 사라진다. 

“나 잡아봐라!” 하는 식으로 계속 날아다니지만 방송 중에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고. 난감하다. 

녹화 현장을 총 지휘하는 ‘주조종실 PD’는, 공개홀에 배치된 4∼6대의 카메라를 카메라맨들이 출연자 ‘샷’ 장면을 각각 다르게 고정하고 있으면, 그중 한 장면만 선택해 컷 한다. 

이날 방송 주제는 <경제 불황, 솔로몬의 지혜>로 지역경제의 어려움과 대책을 진단하는 내용의 토크 프로그램. 

사회자가 출연자에 질문한다. “김 박사님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박사 출연자가 답변하려는 찰나, 휴가(?) 갔던 파리가 또 나타나 출연자 얼굴 앞을 휘젓는다.

텔레비전 녹화 ‘원 샷’(출연자 한 명만 비춤) 한 화면에 파리가 끼어들자, 주조종실 PD는 ‘풀 샷’(출연자 전체가 동시에 나오는 전경)으로 바꾸어 파리가 나오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쏟는다.

이에 따라 TV 화면에는 파리가 출연(?)하지 않지만, 얼굴 앞에서 파리가 계속 유희(?), 파리에 신경쓰느라 준비해 온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 

이날 방송 주제에 맞춰 사회자가 차라리 이런 멘트를 했었으면 어땠을까? 

“경제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이 파리를 날린다는데, 오늘 이 시간 주제를 어떻게 알고 파리가 정말 공개홀까지 들어왔습니다.”

여기다, 카메라가 사회자 ‘원 샷’으로 비출 때 사회자 얼굴에 파리가 달라붙었다면 시청률이 높지 않은 시사 프로그램의 시청률 상승을 파리가 견인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