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2.24 15:27
절기상 우수(雨水)도 지났고, 오는 3월 5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驚蟄)이다.
방송 현업 부서(보도국 기자, 편성국 PD, 기술국 엔지니어) 방송인들은 겨울이 유난히 괴로워 다가오는 봄을 기다린다.
겨울철 폭설 등 악천후 때 일반 시민들은 일부러 ‘방 콕!’을 하지만, 방송 현업자들은 ‘재해 특별 생방송’으로 오히려 새벽이나 밤, 시도 때도 없이 현장으로 중계차를 출동시키기 때문이다.

- 생방송을 위해 설치된 중계차 카메라 -
칼바람에 눈까지 쌓이면 집을 나서기 귀찮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새벽 첫 뉴스 방송에 맞춰 중계차 스텝(10명 이상)들은 최소한 세 시간 전에는 도착해 장비를 설치, 일본말로 노가다(막일꾼) 그 이상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방송인) 새벽부터 나가서 생방송하느라 고생 많이하네!”라고 생각하며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다.
“폭설 현장에 000기자! 나가 있습니다. 현장을 연결합니다. 대설경보가 내려졌는데 피해가 없나요?(사전 큐시트)”라는 앵커 질문에, 기자는 “어저꾸 저쩌구... 이상 000에서 전해드렸습니다.”라고 끝을 맺는다.
만약, 경쟁 방송국이 중계차를 폭설 현장에 대고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이...” 읊어(?)대면서 생생한 화면을 송출하고 있는데, 편하게 전화로 연결해 방송을 때운다면 시청률은 뻔하니 보기 싫은(?) 중계차를 출동할 수밖에...
요즘은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이 생겨, 기자들이 조금은 편해(?)졌지만, 지금도 칼바람까지 부는 현장에서 입이 ‘덜덜!’ 코는 냉동인간 직전의 신호등 빨간빛을 넘어 새파랗게 변한다.
워낙 추우니 기자의 내레이션 발음도 어눌할 수밖에...

- 폭설로 상체만 드러내고 생방송하는 강릉MBC 기자 -
방송 기자들이 가기 싫어하는 새벽 방송 담당은 대부분 신참내기 몫으로, 불쌍한 졸때기(?) 시절, 1분 남짓 방송을 위해 오들오들 떨면서 한 손에는 마이크를 들고 대기하며 스탠바이 사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중계차 안에 있는 기술 스탭들은 방송을 위한 케이블 등 각종 장비 설치 때는 몸이 괴롭지만 이후에는 따뜻한 중계차 안에 있어, 방송 큐 사인을 기다리는 기자가 볼 때는 얄밉기도 하다.
기자 오프닝(처음 시작 때 얼굴을 3-4초 보임) 후 카메라가 다른 현장 방향으로 향할 때 칼바람을 조금이라도 덜 맞으려고 재빨리 쪼그리고 앉아 내레이션을 계속한다.
시청자들은 기자 오프닝 때 눈과 칼바람을 맞으며 기립 자세로 예의 있게(?) 내레이션하는 줄 알지만, 실제는 편안히 앉아 건방지게(?) 방송하는 것!
‘춥고 배고픈 것만큼 불쌍한 것이 없다.’고 하는데 폭설 현장에는 컵라면도 없으니...
“중계차 누가 만들었어? 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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