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기획) 후보자님! 제발 말씀 좀 하세요!!

작성일 : 2026.04.27 14:46 수정일 : 2026.04.27 15:09

대전시장과 대전교육감 등을 뽑는 6.3전국지방선거가 3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중순부터 각 방송국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후보자 초청토론회」를 개최하게 된다. 

후보자들은 얼굴 알리기로 자신의 지명도를 높여 한 표라도 더 득표하기 위해 동분서주, 시간 쪼개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방송사가 출연을 요청하면 후보자 대부분은 다른 것을 제치고 쌩(?)하고 달려간다. 

TV나 라디오 출연의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방송국 분장실에서는 후보자 얼굴이 예쁘게(?) 보일 수 있도록 무료로 분칠(?)해 주지만 후보자가 전속 분장사를 대동하는 경우도 가끔 본다.

방송사는 공통 질문이나 시간 등을 제외하고는 사회자의 후보자 개인에 대한 질문안은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다. 

각 방송국의 ‘후보자 초청토론 준비위원회’에서 준비한 질문안으로 생방송이나 녹화 방송 때 사회자가 후보자에게 질문한다. 

30여 년 전 ‘후보자 초청토론회’가 생방송으로 진행될 때 일화!

방송국이 사전에 알려준 ‘출마의 변’이나 ‘공통주제’에 대한 답변 원고는 미리 준비해 배정된 시간 내로 답변해도 되지만,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원고만 보며 읽는 후보가 있다.

그러나 이 정도는 귀여운(?) 수준으로 토론 중간에 미리 알려주지 않은 사회자의 질문에 후보자가 애드리브로 답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교육감이 되겠다고 출마했다면 초·중·고등학교 교사나 장학사 등 현장 교육행정 경험까지 무장한 후보는 어떤 질문이라도 능숙하게 답변했을 터!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미리 알려준 공통주제 답변 때부터 원고를 보고 쭈욱 읽더니만, 사전 고지하지 않은 개별 질문에는 ‘입틀 꼭’으로 사회자를 쳐다보거나 가지고 온 자료를 들추고 있다.

1분간의 답변 시간이 배정됐는데 스튜디오 정면의 카메라만 물끄러미 쳐다보다 시간만 흐른다.

답답한 사회자가 “답변하셔야죠?”라고 물어도 후보자는 묵묵부답이다.

“왜 이렇게 어려운 질문을 하지?”라는 화가 난 표정처럼......

‘모르겠다!’고 답변하기 쑥스러운지 답변 제한시간이 거의 다 돼서야 한 마디!

“좋은 질문입니다! 현재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라고 마이동풍(馬耳東風)격 답변을 내 놓는다.

사회자의 질문에 후보자는 꼭 말할 것 같은 자세는 취하고 있으니 사회자는 배정된 제한시간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평소 생방송 중에 홀드(같은 화면상태 고정)와 오디오가 5초만 멈춰도 큰 방송사고다. 

화면이 정지된 것과 같고 후보자가 말을 하지 않으니 시정자들은 “우리 집 텔레비전이 고장났나?” 하고 오해할지 모를 정도!

“나 질문 내용 몰라유!” 하고 속 시원하게 답하면 사회자는 큐시트(시간 별 진행표)를 무시하고 다음 후보자에게 질문을 할 텐데......

드디어 생방송이 끝났다.

일선 초·중·고등학교 현장 경험이 없어 ‘침묵은 금이다’를 실행했던 이 후보에게 물었다. 

“대강이라도 답변하셨으면 방송이 매끄러웠을 텐데......”

그러나 후보자는 자신의 무지는 모른 채 불만에 찬 얼굴로 답한다. 

“아니! 000 후보에게는 나보다 쉬운 질문을 하던데 나한테만 왜 이래요? 저 후보가 방송국과 친하다는 소문이 있던데...... 나 이제부터 000 방송 절대 안 볼 겁니다” 

이 후보자는 이후에도 선거 출마병(?)에 걸렸는지 계속 나와 낙선했는데 그때 말처럼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방송국 텔레비전을 안 볼까?

다가오는 6월에는 대한민국의 ‘북중미 월드컵’도 위성 중계방송을 하는데...... 

 

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최신 기사
  • 최신 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