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2.07 14:48 수정일 : 2024.02.22 23:29

모레(27일)부터 본격적으로 '고향 앞으로!' 추석 귀성이 시작된다.
이번 추석은 10월 2일 임시공휴일로 휴가를 내지 않아도 6일간 추석연휴를 즐기게 된다.
내일(26일) 저녁 방송부터는 뉴스 시간에 추석 기간 귀성객 붐비는 시간부터 추석과 관련된 뉴스가 주를 이루게 되면서 꼴보기 싫은 정치 관련 뉴스(?)는 수면 밑으로 잠시 사라지는 기대(?)를 해도 좋을 듯 싶다.
방송국은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나 신년, 연말에는 더 바쁘다.
내 집안 어른 산소 성묘는 가지 못해도 취재를 위해 공원 묘원을 가고, 추석 물가 취재를 위해 재래시장에서 사지도 않으면서 가격만 꼬치꼬치(?) 물어 바쁜 상인에게는 밉상(?)이다.
옛날보다는 덜 하지만 지금도 당일 이슈에 맞춰 2분 내외 분량의 현장 소식을 전하기 위해 중계차를 내보낸다.
이번도 각 방송사가 모레(27일) 추석 연휴 시작 전날부터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중계차를 내보낼 것이다.
시청자는 현장 생방송을 1-2분 정도 시청하지만 방송이 송출되기까지 기술 담당 엔지니어들은 방송사고 예방을 위해 최소한 생방송 두세 시간 전 미리 도착, 전파상태와 마이크 등 모든 것을 점검하는 것이 필수!
거의 50여 년 전 보릿고개 당시 방송국도 가난(?)해, FM중계차를 보유한 방송국은 시.도 단위뿐이었고 이나마 단, 한 대가 전부였다.
지금은 KTX, SRT 고속열차가 다니고 열차 운행 횟수도 크게 늘었지만 그 당시에는 열차가 띄엄 띄엄(?)운행, 귀성객들 대부분은 버스터미널을 이용하던 때였다.

FM중계차는 한 대인데 동일한 뉴스 시간에 터미널과 역에서 동시방송(2원방송)을 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세월이 변했지만 옛날에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솔로몬의 지혜(?)가 빛을 발한다.
선배니까(지금 세대는 갑질) 당연히(?) 중계차에 승차해 현장으로 가 방송하시고, 졸때기(?)는 시내버스를 타고 역에 홀로 나가 방송했던 시절이다.
방송국은 당시 일반 취재차량도 한 대뿐으로 선배 전용(?)이었고, 남으면 횡재한 듯 탈 때!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가는 것은 당연했지만 한 대뿐인 FM중계차는 선배가 방송하고 없는데 어떻게 방송하냐고?
'이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는 말처럼, 보이지 않는 라디오 방송이니 역장실로 가서 '전화 한 통'만 쓰겠다고 애걸(?)하면 불쌍해(?) 보여 맘껏 쓰라고 했던 마음 착한 '흥부 역장님'이 수없이 널렸던(?) 복 많던 시절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흔하지 않았고 공중전화만이 유일한 연락 수단으로, 자가용 소유자(당시, 부르조아지로 지칭)는 손을 들어야만 할 정도였다.
방송국 공짜 차량 이용을 위해 엘리베이터도 없던 건물 3층 총무과까지 올라가 도장(결재)을 맡아야 해 귀찮아 버스 타고 가는 경우가 많았던 때!
그런데 '추석 특별방송'하는 그날따라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비가 올 때 특별한 선약이 없으면, 누구라도 선뜻 나가기가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방송이라는 막중한(?) 업무가 놓여 있고...
더욱이 방송을 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오려니 비 맞기 싫어 마음은 동요하고 방송은 해야 하고...
'오! 유레카!'
언젠가 입사 동기 라디오 PD가 여름 중복 날 <납량 특집방송> 날에 청취자들의 더위를 식혀준다면서 시원한 '계곡 물소리' 녹음을 방송으로 들려주니 반응이 좋았다는 얘길 들었었다.(지금은 기억력 쇠퇴로 얘기해도 깜빡깜빡!)

입사 동기 PD에게 넌지시 묻는다.
"지난번 계곡 물소리 에펙트 있다고 했는데 기차역에서 열차시간 안내방송하는 여자 효과 음도 있어?"
답변은 예상대로 '당근'이었다. (당시에는 당근이라는 조어가 없던 시기)
방송 지시를 한 직속 부장 눈을 피해 방송국 옆 골목 단골 중국집(지금은 재개발로 없음) 사장님 안방(당시에는 살림도 안방 하나에서 함께 거주)에 들어가 전화로 방송한 것!
한 손에는 방송국 보관용 '역 안내방송 효과음'을 녹음한 테이프(당시는 카세트)를 꽂고 생방송 시작 전 수화기에 바짝 붙여 플레이 시켜 리포트 배음으로 멋지게 깔고(?) 방송한다.
PD에게 얻은(?) 여성 목소리의 '역 안내방송' 녹음에는 "이번 열차는 0분 지연되니 양해바랍니다", "다음 열차는 0번 홈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등이었다.

그러나 눈과 귀를 오롯이 켜고 듣지 않는 한, 정확한 발음 내용을 듣기가 거의 어렵고, 누구든지 '역이나 보다!'하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
"지금까지 00역에서 000가 전해드렸습니다"
00역과 리포터 실명, 안내방송 배음까지 나오니 누가 들어도 100% 역으로 믿을 수 밖에...
어쨌거나 '2원 방송'을 한(사기 방송) 것을 경쟁 방송사가 들었다면 놀라서 자빠질 일이다.
그러면서 "저 방송이 소문도 없이 언제 또 FM중계차를 샀지? 무슨 돈이 있다고?"
중국집에서 방송을 마치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방송국 현관으로 들어가다 복도 멀리서 걸어오시는 부장님 목소리가 들린다.
"어! 박 기자! 대전역에서 벌써 들어왔어? 비 오는데 수고했어 정말! 퇴근 후 중국집에서 한 잔해!"
발각될까 두려워 "부장님 오늘 제가 몸이 좀..."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셨지만 별나라에서 아직도 모르시고 계셨다가 충청헤럴드를 통해 이 글을 보시면 용서하시구요!
그 당시 들으셨던 청취자 여러분께도 이제는 말할 수 있어요! 죄송해유! 할 말이 없슈!!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퇴임 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양교직과에서 11년간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지난해 2월말 퇴임 하였습니다.
현재, 대전교통방송 '박붕준 교수의 대전토크'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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