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장기기획] 오늘이 내일이라고? 연휴 증후군 방송

작성일 : 2024.02.07 14:58 수정일 : 2024.02.22 23:29

 

'명절 증후군', '휴일 연휴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추석처럼 임시공휴일에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엿새 동안의 연휴를 보내다 긴장이 풀어진 채 직장 업무에 복귀하면 자신의 생체리듬 등 후유증을 느끼곤 한다. 

추석 연휴 때 방송국은 기자나 아나운서, 프로듀서 등 현업자들도 순번제로 한 두명씩 근무하면서 대부분 쉬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이번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중계로 서울지역 방송국들은 다른 연휴보다 더 많은 방송 현업자들이 정상 근무를 했다. 

이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국 대부분 방송국들은 명절 연휴에는 민생은 뒷전으로 한 채 매일 싸움(?)만 하는 정치도 쉬고, 소위 기삿거리(보도 자료 아이템)도 없어 뉴스 편성 시간을 대폭 줄인다.

그 대신에 임시 편성으로 흘러간 '영화'나 '다큐' 등 <추석특집 방송> 명목으로 '땜 방'(?)을 한다.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명절 연휴에는 '뉴스'나 '스포츠 실황중계'를 제외하고는 녹화나 녹음방송이다. 

따라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모두 녹화 녹음된 방송용 테이프만 주조종실(방송 송출장소) 엔지니어에게 인계, 정해진 시간에 송출하면 만사형통이다. 

이렇게 사전 녹화하거나 녹음한 덕으로 연휴에 실컷 쉰(?) 방송인은 연휴 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담당 프로그램 시간에 따라 새벽부터 밤까지 모두 다르게 출근하기도 한다.

실컷 놀고 먹고 자고(?) 오랜만에 출근한 첫날 아침 뉴스, 70년대 아나운서 내레이션 멘트가 시작된다.

"추석연휴가 끝나는 내일부터 철도청 단풍열차 승차권 발매가 시작됩니다"(이하 중략)  
 


분명히 연휴가 어제 끝났는데 내일부터? 

뉴스 송출 전에 아나운서가 기사의 시제를 고쳐 읽어야 했는데 며칠을 놀다 출근하다 보니 깜빡 잊은 것! 

추석 때 쉬려고 기자가 연휴 끝나기 전 날에 방송될 뉴스 원고를, 편집 송출 날짜에 맞춰 미리 작성해 보도국에 고이 모셔(?) 놨는데 전날 당직 기자나 내레이션 할 아나운서도 모두 시제를 무사하다가 낸 방송사고!  

연휴기간에는 편집데스크가 ’당일과 다음 날 아침‘까지 방송되는 뉴스 분량만큼 기사를 편집하고 사건 사고 기사가 들어오면 추가 편집한다. 

기사 내용 중 내일 글자 옆에 ( )를 하고 날짜를 항상 써 놓는데 연휴 마지막 날 기사의 내일은 시제가 맞지만 다음 날 기사는 원고 ( )안에 해당 날짜가 있으니 다음 날 아침 뉴스에도 편집되어 있다면 당일 날짜에 맞춰 '오늘'로 바꿔 내레이션 해야 당연!  

그런데 추석 후유증인 듯 깜빡 잊고 하루 전 송출 원고를 수정 없이 '내일'로 그대로 방송한 것이다. 

역시 오랜만에 출근하면서 차내에서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도 헛갈린다.

"어? 추석연휴가 내일까지라고? 오늘 출근 날 아닌가? 방송국 뉴스가 틀릴리는 없고..."  

일반 토크 프로그램은 "아! 실수했네요 오늘이죠?"하고 넘어가면 되지만, 내레이션 형식의 뉴스는 실수로 한 번 뱉고(?) 그다음 내용의 원고를 읽으면 정정 방송은 물 건너가는 법. 

만약 아나운서가 내레이션 하면서 뒤늦게 시제를 잘못한 것을 인지, 이렇게 방송한다면? 

"앗! 날짜 시제를 제가 조금 전 잘못 방송했네요! 죄송합니다. 내일을 오늘로 정정합니다. 뉴스 계속 하겠습니다"라고 애드리브로 한다면 더 코미디! 

그냥 슬그머니 넘어가는 수밖에...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작가 박붕준은 경희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강릉 MBC, 대전 MBC TV&라디오 뉴스 앵커, 보도국장 역임 후 정년퇴임 했습니다.

퇴임 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양교직과에서 11년간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지난해 2월말 퇴임 하였습니다.

현재, 대전교통방송 '박붕준 교수의 대전토크'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