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박붕준 교수의 방송 전설

[장기기획] 한약 재탕이라고 방송도 재탕?

작성일 : 2024.02.07 15:00 수정일 : 2024.02.22 23:28

방송국의 드라마 재방송(이하 재방)은 기본이다.

보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해 방송국이 세심하게 배려?ㅎㅎㅎ...

그렇다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지만 실은 제작비도 줄이고 광고료도 벌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재방은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 등에 따라 본방송 후 다음 날이나 일주일 후에 방송된다.

심지어 각 방송사가 거느리고 있는 수많은 계열사들은 재방이 아닌 수십 번 송출한다.

채널을 돌리다 또 보게 되는 시청자는 짜증이 나, 재방송을 "또 재탕하냐?"고 힐난하기도 하는데, 한약을 달인 후 비싼 약재 값을 의식, 한 번 더 달이는 재탕처럼, 수없이 반복 송출하는 방송국 재방을 비꼰 것!     

이러한 방송 재탕은 '뉴스' 만큼은 예외다. 

물론, 뉴스도 다음 날 아침까지 재방 송출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기사 내용에 따라 극히 일부분이고 일부 바뀐 내용으로 송출하기도 한다.
 


드라마처럼 수십 분 영상을 똑같이 송출하는 경우는 아예 없는데, 뉴스 주제에(?) 드라마처럼 시청률을 올리고 싶었을까? 

그것도 저녁 프라임타임 메인뉴스에서 '재탕' 영상에 과거 시민 인터뷰까지 '재탕'으로 내 보낸 방송! 

방송국의 중요 자산 중 하나는 각종 현장의 자료 영상으로 대형 사건 사고나 행사, 선거 등 주요 장면을 영구 보존하면서 필요할 때 찾아 일부 자료화면으로 쓰곤 한다. 

텔레비전 뉴스로 송출하는 영상 화면은 당일 행사나 특이한 기상상황, 사건 사고는 당일 촬영한 영상으로 편집하지만, 과거에 발생했던 사건 사고 행사 등 관련 영상은 당연히 보관하는 자료 영상을 쓸 수밖에 없다.

 


 

2018년 1월, 서울의 한 종합편성채널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6개월 전, 국가대표 선수들을 인터뷰 방송했던 화면을 오늘 한 것처럼 송출한 것.       

최근에는 대전 인근 청주시 한 민영방송이 메인뉴스에서 1년 4개월 전인 지난해 5월 방송 배경화면 영상을 재탕한 것도 부족해 당시 송출했던 시민 인터뷰까지 다시 재탕 방송한 것이다.

그 내용은 <황금연휴 관광객으로 북적인 단양군... 1000만 관광도시 명성 되찾을까?> 

기자- "황금연휴를 맞아 단양군이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스카이워크에는 관광객이 인산인해를 어쩌고 저쩌고..." 그러고는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주차장 자리를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주차할 자리도 없습니다"

곧이어 서울에서 놀러 온 관광객 인터뷰가 송출된다.

관광객- "단양이 단양팔경이라고 해서 가볼 만한 곳이 많네요! 어쩌고저쩌고..." 

인터뷰가 송출되고 시청자들은 당연히 방송국이 황금연휴를 맞아 현장 취재를 나갔다고 생각할 수밖에...

알고 보니ㅋㅋㅋ... '뻥' 이었다.

이미 방송한 관광지 영상에다 송출한 인터뷰 시민을 또 등장시켰는데, 보도 기자나 편집 기자, 인터뷰 시민이 아니면 '재탕'을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딱(?) 걸려든 것!

만약 인터뷰했던 서울 시민이 혹시 하늘의 별이 됐으면 사자(死者)를 부활시킨 것으로 취재 기자가 게을러(?) 현장에 나가지 않고 대강 짜깁기 방송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 같은 기자 개인의 일탈도 있지만 생각지도 않은 유형의 재탕 방송 사고는 라디오 방송도 마찬가지다.

철 지난 뉴스 내용을 송출하는 촌극으로, 2019년 9월과 2020년 3월, 강원도 춘천과 청주 공영방송에서 전날 아침 방송된 뉴스 기사를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앵콜 방송(?)을 한 것이다.

(1)"000이 주최하는 000축제가 내일 개막됩니다. 오늘 밤 전야제를 시작으로..."
(2)"000당 000대표가 오늘 000을 방문해..."
(3)"시내버스 노사가 진통을 겪고 있어 내일 버스 운행이 중단됩니다"

이 같은 뉴스 내용을 아나운서가 다음 날 저녁 라디오 뉴스에서 다시 내레이션 한다고 하면 어떨까?   

(1)번 재탕 뉴스가 방송될 때는 이미 어젯밤 전야제가 끝났을 테고, 오늘은 온종일 행사가 진행됐으며 (2)번 뉴스는 이미 다녀갔는데 또 온다고? (3)번 뉴스도 전날 노사 협상이 타결돼 정상 운행하고 있는데...

뉴스 기사는 뉴스 송출 전에 보도국이 내레이션 할 뉴스 원고를 아나운서실에 넘겨주거나 뉴스룸에 갖다가 놓기도 하고, 아나운서가 보도국에 와서 가져가기도 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당일 라디오 뉴스 담당자가 '깜빡'하고 원고를 뉴스룸에 가져다 놓지 못했거나, 보도국에 놓여있는 뉴스 원고가 정상 편집된 것으로 알고 아나운서가 가져갔을 수도 있다.

또, 뉴스 원고 전달 심부름(?)을 실수한 경우 등 방송 사고는 예상외로 어이없는 실수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신문은 한 번 인쇄해 배달하면 '고생 끝!'이지만, 방송은 특히, 대형사고 현장에서 수시로 바뀌는 인명 피해 상황 등을 계속 바꿔 방송해야 하는 직업으로 조금만 멍을 때리면 방송사고를 유발, 언제나 스트레스를 친구로 두고 살아야 한다.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박붕준 작가 캐리커처

작가 박붕준은 경희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강릉 MBC, 대전 MBC TV&라디오 뉴스 앵커, 보도국장 역임 후 정년퇴임 했습니다.

퇴임 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양교직과에서 11년간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지난해 2월말 퇴임 하였습니다.

현재, 대전교통방송 '박붕준 교수의 대전토크'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